인생의 여정에서 신앙의 열매를 노래하다
산문시집 『아흔의 잠언』 방관덕 원로 목사
논어(論語), <위정(爲政)>편에서 공자는 마흔에는 세상에 정신을 빼앗기거나 당황하는 일이 없어서 ‘불혹’(不惑)이라고 불렀다.
쉰에는 하늘의 뜻을 깨달아 알아서 ‘지천명’(知天命)이라고 했고, 예순에는 귀가 순해져 모든 이치를 깨닫기에 ‘이순’(耳順)이라고 말했다.
일흔에는 마음대로 행동해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나이기에 ‘종심’(從心)이라고 했다.
불과 쉰과 예순에도 하늘의 뜻을 알고, 세상의 모든 이치를 깨달을 수 있는데
아흔 해 동안의 인생을 사는 동안 오롯이 목회의 한 길을 걸은 목회자의 삶은 분명 수많은 지혜와 혜안들이 넘칠 것이다.
어린 시절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귀한 것은 영혼을 구원하는 것”이라며
하나님의 말씀을 좇아 평생을 목회자로서 영혼을 구원하는 일에 매진한 사람이 있다.
그는 일제 강점기와 같은 민족끼리 피를 흘려야 했던 한국전쟁,
먹고 싶어도 먹을 것이 없어서 굶주렸던 보릿고개에 한 줄기 희망의 빛도 발견하지 못하던 시절을 살아냈다.
그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한발 한발 내딛고 살아오다보니 이제 아흔이라는 나이가 됐고,
인생의 굽이굽이마다 함께하셨던 하나님의 지혜를 ‘시’로 쓰기 시작했다.
바로 이 책 <아흔의 잠언>을 쓴 송학대교회 방관덕 원로목사의 이야기다.
방관덕 원로목사가 시를 사랑하는 목회자라는 것은 평소 인연을 맺어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이야기다.
평소에도 시를 즐겨했지만, 목회에서 은퇴한 후 설교를 준비하던 열정으로 시를 한 편씩 쓰기 시작했고
그렇게 20년 동안 수많은 산문시들을 썼다. 그리고 수백편의 시를 엄선해 한 권의 시집으로 묶을 수 있었다.
이 시집은 제목에서 드러나듯 아흔의 인생을 오직 믿음의 길만 걸어온 목회자의 지혜가 담겨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저자는 구순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와 성도들을 향한 뜨겁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써내려갔다.
아흔의 인생을 살아낸 시인의 눈에 세상 모든 것들은 좋은 메타포가 됐다.
신앙의 눈으로 세상의 모든 사물과 상황을 바라봤다.
그리고 어렵지 않도록 마치 수필과 같은 느낌으로 써내려갔다. 봄에 피어난 꽃을 노래했고, 가을을 음미했다.
아름다웠던 시절을 뒤로하고 이젠 백발이 된 아내를 바라보며 수줍은 고백을 털어놓기도 하고
헛된 것에 일희일비하는 인생들에게 일침 하는 시를 쓰기도 했다.
말씀대로 순종하지 않는 교회를 향해 일갈하고, 어떤 지혜와도 비교할 수 없는 성경의 진리를 선포했다.
이 시집은 산문시집이다. 1부 생명을 노래하다에서는 자연 만물에서 역사하는 하나님의 섭리를 노래했다.
2부와 3부 인생을 노래하다Ⅱ,Ⅲ에서는 부부, 부모님, 돈, 사랑, 꿈과 같은 인생의 여러 모습들을 시로 썼다.
마지막으로 4부 믿음을 노래하다에서는 평생을 믿음대로 살겠노라 한 길을 걸어온 신앙의 선배가 말하는 믿음의 진면목을 들려준다.
총 80여 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위로를 해주고 때로는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우리를 사랑하는 어른이 그립다. 그립다면 읽어보자.
아흔의 인생을 살면서 얻은 인생의 진수, 신앙의 정수를 담아 쓴 <아흔의 잠언>을....